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부산에 살고 있는 저는 어릴 때부터 생각보다 자연과 친해질 기회가 많았습니다 . 집 근처에 공원과 산이 있었고 , 집에도 뒤뜰이 있어 텃밭을 자주 가꾸었기에 도심에서 살고 있었지만 줄곧 자연을 느낄 기회가 많았죠 .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며 이는 제 삶의 낙이자 현재 저 꿈의 원동력이 되기도 했습니다 .

하지만 도시라는 곳의 한계점 때문일까요 . 저희 동네도 세월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발전을 하게 되었고 , 그러다보니 점점 자연과는 거리가 멀어지게 되었으며 자연에 대한 감정이 점점 무뎌지는 게 현실이 되었죠 . 저 또한 시간이 지나 그저 그렇게 하루하루 보내는 삶을 살고 있었고 , 이는 저에게 점점 무력감으로 다가왔습니다 .

이런 제 삶에 최근 생기를 불어 넣는 녀석들이 생겨났습니다 . 녀석들 때문에 지루한 삶에 소소한 재미가 나왔고 , 자연의 생동감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.

바로 요 녀석들 ! 제비입니다 .

제비는 참새목 제비과의 조류로써 , 봄과 초여름 국내를 찾아와 번식하고 가을이 될 때쯤 떠나는 대표적인 여름철새로 알려져 있습니다 . 예전에는 도심에서도 자주 보이던 새였지만 요즘은 도심에선 거의 찾아보기 힘들 정도가 되었습니다 . 저 또한 초등학생 시절만 해도 길을 지나다 제비 둥지를 자주 찾아볼 수 있었지만 , 최근 몇 년 사이엔 그 모습을 거의 볼 수 없어 많이 그리워했죠 .

여느 때와 같이 공부를 하러 가던 저는 어디선가 재잘재잘 대는 새소리를 듣게 되었고 ,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제비가족이 집근처 빌라에 자리 잡고 살아가는 걸 알게 되었죠 . 위 사진이 처음 이 친구들을 봤을 때입니다 . 새끼들이 아직 완전 어릴 때라 머리만 사알짝 보일 정도로 작고 귀여웠습니다 ㅎㅎ 이 친구들을 본 저는 반가운 마음에 한참을 바라보기만 하고 있었습니다 .

이 날 이후로 저는 하루하루 관찰일기를 쓰던 어릴 때의 마음으로 , 그리고 아기가 잘 자라주기를 바라는 어미의 마음으로 이 친구들을 관찰하기 시작했습니다 .

7 월 3 일 , 우리나라에 태풍 쁘라삐룬이 상륙하여서 많은 피해를 주었었죠 . 부산 또한 돌풍을 동반한 많은 비가 내려 여러 지역에서 피해가 났었습니다 . 부산 또한 예외는 아니었죠 . 다행히 저희 동네에선 비로 인한 피해는 거의 없었지만 저는 비바람으로 인해 제비들이 위험하면 어쩌나 걱정되기도 하였습니다 .

그리고 그 다음날 , 걱정되는 마음으로 녀석들을 찾아갔을 땐

폭풍성장해 있었습니다 . 제 걱정은 기우일 정도로 2 일 뒤에 만난 제비들은 오히려 쑥쑥 성장해 제법 제비 티가 날 정도였습니다 . 아직 몸집은 작아 머리밖에 안보였지만 부모를 점점 닮아가는 모습에 저 또한 뿌듯하고 신기했습니다 .

그렇게 뿌듯한 마음은 뒤로하고 바쁜 주중을 보내고 난 뒤 , 주말에 다시 한 번 녀석들을 보러 갔습니다 .

확실히 동물들은 사람보다 성장이 빠른 것 같습니다 . 부리가 노랗게 되어있는 것 ( 아직 새끼라는 것을 나타내는 새들의 특징 ) 을 빼면 몸집도 커졌고 어엿한 제비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.

이 모습에 ‘ 아 , 곧 있으면 어미와 같이 집을 떠나 새 삶을 시작하겠구나 .’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. 곧 이별을 한다는 생각에 시원섭섭한 감정이 살짝 들더군요 . 자식이 커서 부모 품을 떠나간다면 이런 기분일까요 ? 이것보다는 백만 배 , 천만 배 시원섭섭하리라 생각됩니다 .

그리고 오늘 만난 녀석들은 이런 시원섭섭한 감정을 점점 더 커지게 만들었습니다 .

오늘 만난 녀석들은 , 이제는 둥지를 벗어나 새 삶을 찾아 떠날 준비를 마친 모습이었습니다 .

둥지는 녀석들에게 너무나도 작았고 , 이는 이제 떠날 날이 머지않았다는 걸 의미하고 있는 것이겠지요 . 그래도 아직은 나는 법을 잘 모르기에 둥지를 벗어나지는 않았지만 , 곧 둥지를 벗어나 어미와 같이 떠날 준비를 할 것입니다 .

일주일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, 녀석들은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저에게 소소한 재미와 뿌듯함을 선사하였고 , 잊고 있었던 반가운 손님을 만난 것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. 아마 곧 있음 이 친구들은 저희 동네를 벗어나 긴 여행을 떠나겠지요 .

저는 오랜만에 녀석들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서 감사하다는 마음이 들었고, 내년에 저희 동네에 찾아와 잘 자란 모습을 보여 주었으면 좋겠다는 작은 바램을 가져봅니다 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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